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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타다하고 싶다

Date
2021/10/10
Category
Essay
아래 이야기는 개인이 직접 타인에게 들은 이야기로 사실 여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구나 관점에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2019년 한창 "타다금지"를 외치는 택시 기사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어느 날, 나는 대학원 국가과제 표준화 회의를 위해 택시를 불렀다. 내가 부른 택시는 카카오택시였다. 카카오택시를 탄 이유는 산골짜기에 있는 공과대학 건물로 호출했을 때 5분 내로 오는 택시는 카카오가 유일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택시를 배차 받기까지 과정이 매우 편했다.
컴퓨터 하는 학생인가 보네요. 나는 카카오 택시 너무 좋아요. 요새 택시 기사들 난리잖아요. 나는 오히려 카카오나 타다 같은 서비스가 생겨서 좋아요.
노트북을 펼치고 기술개발 표준화 문서를 체크하려던 찰나 택시 기사님의 말이 들려왔다.
택시 기사들이 왜 저렇게 반대하는지 알아요? 저거 다 콜택시 회사에서 보내는거에요. 개인택시들은 콜로 장거리를 뛰어야 돈이 되기 때문에, 콜택시 회사 말을 잘 들어야 해요. 명절에는 다들 더 귀하고 비싼 선물을 콜 회사에 보내느라 바빠요. 그렇게 안하고 밉보이면 길이 험하거나 돈이 적게 나오는 그런 이상한 콜만 주니까 어쩔 수가 없는거에요. 근데 카카오나 이런 회사들이 택시를 운행해봐요. 그럼 사람들이 콜을 안 부를꺼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러는거에요. 이게 참 골치가 아파요. 나는 그래서 카카오 생긴 뒤로 콜 회사꺼 그냥 안 받아요. 이거 없어지면 안되요 학생.
택시 업계가 돌아가는 현황에 대해 별로 관심 없고, 그저 저러다 스타트업 하나 잡겠다 노심초사하던 나는 우연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접하였다. 놀라운 이야기였고, 꽤나 복잡한 사정이었다.
그리고 타다금지법은 순식간에 통과되었다.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시사회에 다녀왔다.
타다의 자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권명국 감독이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사랑하던 유저라서, 본인이 속한 회사 자금으로 제작했다는 말에 보러 가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되었다.
영화보다 다큐멘터리였고, 예상 외의 고난을 맞이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 가는지 그 여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과하게 사실적이지 않도록 절제된 연출이 꽤나 마음에 들었고, 이를 받쳐주는 음악 역시 매우 좋았던 다큐였다.
무엇보다 토스 타다 인수 기사가 뜬 시점이라 다큐가 흥미로웠다.
타다금지법 처리가 법사위에서 강행되는 것을 보고 일개 대학원생이던 나 역시 꽤나 큰 좌절감을 느꼈다. 개인들이 노력하여 사회의 구멍난 부분을 메꾸고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더라도 국가에서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순식간에 구멍을 더 크게 뚫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 와닿았던 경험이었다. VCNC의 직원들 특히, VCNC 수장은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 지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그렇게 2020년 대한민국에서 혁신이라는 단어가 죽었다.
일련의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시사회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나는 희망의 불씨를 보고 나왔다.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부와 국회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때마침 총선을 앞둔 시기라 표심이 두려워 그랬을까. 덩치 큰 택시업계와 그들 위에 있는 콜택시 업계가 두려워 그랬을까. 우린 알 수 없다. 타다금지법을 강행한 법사위원장은 농부로 살겠다며 돌연 사라졌었다. (더이상의 하고 싶은 말은 적지 않고 마음 속으로 외쳐야겠다. 판사님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혁신은 정말 죽었을까?
마지막에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 타다는 타다금지법을 이겨내고 현재 타다 서비스를 운행 중이다. 물론 애당초에 존재하던 베이직 서비스와는 조금 다른 형태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이 혁신가를 죽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애도해야 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이라함은 당연히 기존 세력과의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너무 당연하게도 혁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 역시 매우 많다. 그래서 타다가 완전히 멈추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택시 운수업이 채워주지 못한 유저들의 기본적인 니즈를 타다가 채웠지만 여타 다른 부분들로 반발이 거셌다. 쉽게 말해 A라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바로 Z라는 혁신을 세운 것이 타다 베이직이었다. A 세계에서 편하게 살고 있던 다수의 사람들에게 Z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쓰나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 때 그 순간에는 Z라는 혁신을 시작한 타다에 대항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타다는 멈추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 C와 D라는 서비스를 론칭하였고, 이는 널리 상용화되었다.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끝없는 대화를 통해 잠시 넣어둔 Z 혁신을 타다는 다시 선보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타다가 완전히 정차하지 않아 준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의 혁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문제를 찾는 힘과 해결하는 능력을 어떻게 관리하는 걸까?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내내 우리는 타다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볼 수 있다. 굉장히 놀라울 만큼 타다 사람들은 직면한 문제로 인해 주저 앉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카메라 넘어로 보였다. 타다 구성원 모두에게 타다 스피릿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감과 열정으로 칼과 방패를 들고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직면한 큰 문제는 타다의 이러한 문화를 전혀 흔들지 못했다. 그 문화가 아마 타다가 다시 해당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풀어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한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는 대표를 만나보면 알 수 있다. 리더와의 대화를 통해 100%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대화를 통해 사람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싶겠지만 사실 학창시절 부터 굉장히 매력있는 친구가 반장도 하고 반 1등도 하고 다 한다는 것을 한두번 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타다를 책임지고 있는 VCNC 수장은 다큐멘터리 내내 굉장히 매력있는 사람이었다. 굉장히 차분하면서도 강인해보이는 그를 보고 잘 될 수 밖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내내 사용되는 말에 비문이 없고, 어려운 용어나 그들만이 아는 용어들, 쓸데없는 줄임말 등이 없었다. 그리고 절제된 솔직함과 냉철함과 따스함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을 잘 융합시켜 체득한 사람이었다.
이런 수장의 매력 때문일까, VCNC 팀원들을 카메라 넘어를 통해 보았을 때에도, 또한 좋은 기회로 직접 만나뵈었을 때도 모두가 굉장히 겸손하고 매우 스마트한 사람들이었다. 이처럼 인성까지 갖춘 일잘러들이 알아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그런 매력을 VCNC 수장이 가지고 있다. 아마 그가 인성을 겸비한 일잘러라 그런 것 아닐까.
집약적이고 체계적이게 젊음을 쏟아낼 수 있을까? 어떤 방향으로 토해내야 할까?
VCNC를 보며 나는 나의 젊음을 어떻게 쏟아낼 지 고민에 빠졌다.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고 힘들지언정 그것을 잘 이끌어 나가는 VCNC 팀원들을 보면서 나의 젊음의 방향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고, 그 목적은 무엇이며, 그 끝에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요즘 나는 나의 타고난 재능과 내가 쌓아온 능력 그리고 나의 관심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학교 백일장, 글쓰기 대회를 나가 상을 휩쓸고 다녔었다. 나의 타고난 재능은 글에 있다. 공과대학원까지 다니면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해왔다. 매일 아침 서너시간씩 외국어 공부를 해왔다. 내가 쌓아온 능력은 컴퓨터공학적 지식과 외국어에 있다. 그리고 나의 관심 카테고리는 사람(연결), 교육, 봉사 의 분야이다.
타고난 재능과 쌓아온 능력을 종합하여 나의 관심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이것들을 발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나 스스로가 찾고 있는 시기이다. 또한 관심 카테고리 내에서도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 일련의 과정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마침표를 찍는다면, 타다처럼 내 젊음을 집약적이고 체계적이게 쏟을 수 있는 방향을 발견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 글을 어떻게 맺을 지 고민이 많았었다. 그리고 답을 찾았다.
타다-하다.
나도 타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VCNC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 타다 서비스로 대표되는 VCNC처럼 나의 젊음을 내가 본 사회의 어떠한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해결해가며 집약적이고 체계적이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거창하게 회사를 세우고 프로덕트를 만들고 유니콘에 등극하는 것만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다. 우리는 저마다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다양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것들을 해결하거나 또는 무시하거나 하는 선택지에 우리는 늘 놓여있다. 이때 해결하는 선택지를 선택하고 젊음을 쏟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